드디어 코로나 백신을 화이자 2차까지 맞았습니다. 현재 48시간쯤 지난 시점인데요. 혹 제 후기가 도움되실 분이 있을까 하여 글을 써봅니다.
먼저 제 상태를 간략히 말씀드릴게요.
- 30대 후반 여자
- 생활체력 제로 / 최근 운동 거의 안 함 / 모태골골
- 술, 담배 안 함
- 몇년 전 선근증 진단 이후 꾸준한 바디버든으로 최근에는 생리통 거의 없었음
화이자 1차 접종 후기
비교를 위해서 화이자 1차를 먼저 말씀드리면, 1차 때는 '접종 부위 근육통'과 '피로감'이 증상의 전부였어요. 몸살이나 특별하게 인지할만한 증상은 없었고요.
단지 1차 접종 후 2주 뒤에 그 주기가 돌아왔을 때, 오랜만에 엄청난 생리통을 겪었어요. 평소에는 진통제를 한 주기동안 0~1알 정도 먹는다면 이번에는 1판(10알) 이상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리통이 심해진 이유는 백신 때문일 수도 있지만 플라스틱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바디버든(몸속의 화학제품을 줄이기 위한 생활방식) 일환으로 배달음식도 잘 안 먹었고, 코시국 이후에는 외식이나 테이크아웃 컵을 주는 카페의 이용빈도를 굉장히 줄였었는데요.
백신 접종 후에 극심한 피로감때문에 밥 해 먹을 기운이 없어서(커피머신 청소도 귀찮아서 커피도 사먹음ㅋㅋㅋ) 배달을 계속 시켜 먹었거든요.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가 닿은 플라스틱을 갑자기 많이 접하게 돼서 생리통이 심해졌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물론 백신때문일 수도 있고요. 백신 이상반응에 생리통이 있기는 하니까요.
화이자 2차 접종 후기
1차 접종 후 약 4주 후에 2차를 맞았습니다. 시간대별로 말씀드릴게요.
접종 직후
주사를 맞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 느낌 없었습니다. 접종 부위가 아프지도 않았고요.
오히려 본가가서 엄마밥먹고 낮잠도 자고 하니까 에너지가 쌩쌩해져서 새벽에 블로그 글도 연속으로 2개나 썼어요(블로그 운영 3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ㅋㅋㅋ).
접종 후 12시간 경과
아 갑자기 왜 이렇게 춥지? 라는 생각에 창문을 닫고 이불을 꽁꽁 싸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접종 부위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해서 주사맞은 쪽으로는 돌아 눕지도 못했어요.
그리고 오한과 발열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집에 체온계가 없어서 재보지는 못했지만 재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어요.
이불을 꽁꽁 싸매고 창문을 꼭꼭 닫고 있어도 너무 춥다고 느껴졌고, 몇 년 전에 독감때문에 고열이 온 적 있었는데 딱 그 느낌이었어요.
안절부절 뒤척뒤척, 어떻게 돌아누워도 불편한 느낌이고 이미 누워 있고 잠은 안 오는데 빨리 누워서 잠 들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었어요. 머리가 뎅-하니 진공상태에 있는 느낌도 들었고요.
타이레놀을 빨리 먹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몸을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일어나서 약을 먹었더니 30분~1시간 정도 만에 괜찮아졌습니다.
그런데, 괜찮아졌다는 게 안 아프다라는 뜻이 아니라, 드디어 '잠 들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는 뜻이에요. 약 먹기 전에는 간절하게 잠들고 싶은데도 잠에 들 수 없을 정도로 몸이 힘들었거든요.
약발이 돌기 시작하니까 옷이 축축해질 정도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어요. 아마 이때 열이 좀 떨어지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기력없고 접종부위는 여전히 아프고 춥고 그랬지만, 고열 오를 때 특유의 안절부절함이나, 끙끙 앓는 느낌은 없어졌어요. 아픈 와중에도 타이레놀님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했어요ㅋㅋㅋ
역시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은 진통제!
접종 후 30시간 경과
전 타이레놀 500을 복용했는데요. 약 6~7시간 지나니까 귀신같이 약효가 떨어지더라구요. 방금 검색해보니 타이레놀 500의 약효는 4~6시간 지속이라고 합니다.
약을 안 먹으면 오한과 발열이 계속 찾아와서 타이레놀을 시간 맞춰서 계속 먹었어요. 약을 먹었을 때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면 약 30시간 경과할 때까지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어요. '접종 후 30시간 경과'한 시점이 제 통증의 최고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이제부터 2알을 먹을까? 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는데요, 계속 잠만 자서 그런건지(몸살이 시작된 이후로 계속 잠) 약간 시공간을 초월하는 느낌이 들면서 2알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조차 까먹었어요.ㅋㅋㅋ
접종 후 40시간 경과
아 이제 좀 괜찮은가 싶은 느낌이 들더니, 타이레놀을 먹은 상태에서 이제 제대로 앉아서 치킨도 뜯고, TV도 볼 수 있는 상태가 되었어요. 다만, 가족이 조금만 길게 말해도 급피곤해져서 방에 가서 누웠구요.
이때부터 식욕이 좀 돌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약 먹어야 하니까 억지로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입이 깔깔한 느낌이 들어서 초코우유 조금 마시고 그랬거든요.
접종 후 48시간 경과
드디어 타이레놀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미열 있는 느낌, 기력 없는 느낌, 극심한 피로감이 있어요. 1차 때 느꼈던 피로감보다 좀더 피곤한 상태고요.
일단 약을 그만 먹어도 되겠다 싶어서 너무 기쁘고, 컴퓨터 앞에 앉을 힘이 나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주변에서 3일째부터 말짱해질거라고 하더니 만2일이 완전히 지나고 나니까 확실히 많이 괜찮아지네요!
백신을 맞고 너무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렇게 찔끔 맛만 봤는데도 힘든데, 코로나를 직격으로 걸렸으면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직 미미한 몸살기가 남았기도 하고, 다가올 그 주기가 두렵기도 하지만 코로나 후유증이 백신 후유증보다 훨씬 위험하니까 그 생각으로 잘 버텨봐야겠습니다.
원래 초사이언이 아무나 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럼 이상으로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